현충일 새벽. 지자체가 일제히 현충일 추념식 보도자료를 낸다. 행사는 10시인데 내가 제일 빠르다. 일찌감치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참석자와 발언자의 발언내용을 숙지해서 미리 써 둔 보도자료를 고쳐 11시 전에 발송했다.
새벽 내내 고민한 건 사진. 몇 년치 자료를 보아도 시장이 추념사를 읽고 있는 사진과 시장이 현충탑 앞에서 헌화하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나는 각도를 달리하기로 했다. 시장이 행사 전에 유족들을 위로하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보도자료도 "보훈정책에 정성을 쏟겠다"로 고쳤다.
정전70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추념이 대부분의 기존자료다. 하지만 유족에 대한, 살아 남은 자들의 보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행사전에 청중석에서 유족들을 만나 인사하는 시장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현충탑을 배경으로 묵념하는 사진도 찍었다.
다음 날 아침 조간에 대부분 신문은 시장들이 추념사를 읽는 사진이나 헌화하는 사진을 송고했다.
우리 스크랩 1면에는 유족들과 인사 나누는 시장 사진이 실렸다. 잠시 후 대통령 근황 사진에도 유족들과 인사하는 사진이 실렸다.
시청 홈페이지 공식 보도자료 게시판에는 사진담당이 촬영한 추념사 읽는 시장사진을 붙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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